또 다른 고향

윤동주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서 곱게 풍화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보며 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 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별이 된 시인
윤동주
19171945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저항 시인. 부끄러움과 자기성찰, 별과 바람을 노래했다.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8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0명이 이 시에 머물렀어요한마디 보기